나의 이야기

마혁과시

널사랑 2012. 10. 3. 23:06

마혁과시(马革裹尸 mǎ gé gǔo shī)

 

   말가죽으로 시체를 싼다는 마혁과시(马革裹尸)는 전쟁터에서 용감히 싸우다가 죽어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용장의 각오를 의미한다.  50이 넘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면 제 정신이 아니라고 하는데 한국도 아닌 중국에서 늦깎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니 가슴이 무겁다.  예전에는 장수가 전쟁터에서 죽으면 그래도 말가죽에 싸여 고향으로 귀환했지만, 이국 땅 심양에서 사업하다 망하여 죽으면 한줌의 재가 되어 고향 땅으로 돌아가기도 어려운 세상이 요즈음이다. 살아서 금의환향(錦衣還鄕)하기 위해 정말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래서 동한시대 마원장군의 임전의 각오에서 유래한 마혁과시가 현재의 내게 참 적합하다 생각되어 고찰해 본다

 

   동한(東漢, 또는 后汉 25∼220)시대에 마원(馬援 B.C14∼A.D49)이라는 대장군이 있었다. 그는 여러 지역의 통일 전쟁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워 동한 정권을 공고했다. 이러한 많은 공훈이 있어 한 세조(汉世祖) 광무제(光武皇帝, 劉秀)가 복파(伏波, 큰 파도를 잠재울 수 있다는 "降伏波涛"를 의미함)장군의 칭호를 그에게 수여했으며, 후에는 신식후(新息侯)라는 작위를 내리고, 오늘날의 하남성 신양시 식현(河南省信阳市息县)에 3천호의 식읍을 주었다.  마원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수도인 낙양(洛阳)으로 개선할 때면, 친지들과 친구들이 줄을 지어 몰려와 맞이하면서 축하하였다. 그 중에 지략과 지모가 뛰어난 맹기(孟冀, méng ji)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마원에게 틀에 박은 듯한 축하인사를 했다. 맹기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마원이 “나는 선생만은 나에게 진실한 말을 할 줄 알았는데, 어떻게 당신까지 그렇게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서 나를 칭찬만 하시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서한(西汉 또는 前漢)의 무제(孝武皇帝, 劉徹 B.C156∼B.C87)때, 복파장군 노 박덕(路博德)은 남월(南越, 오늘날의 廣東省, 廣西省과 베트남 북부지역)의 7군(七郡)을 평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제께서는 몇 백호의 작위밖에 수여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나의 전공은 노 박덕 장군의 공적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데 반해 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공에 비해 너무나 큰 상을 받았습니다. 형평이 맞지 않는 이 같은 것은 오래가지 못하니 선생께서 저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실 수 없겠는지요?” 마원이 이렇게 정중하게 청을 했는데도 맹기는 앞선 여러 사람과 같이 한번 사양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원이 연 이어서 “오늘날과 같이 북방의 흉노(匈奴)와 오환(烏桓, 東胡 계통의 고대민족, 大兴安岭山脉 남단 西拉木伦河 지역 일대에서 활동)이 변방에서 계속적으로 소요를 일으키는데 내 스스로 어려움을 감수하고 분연히 일어나 “평로(平虜, 현 宁夏平原北部의 平罗县)”를 토벌할 생각 입니다. 의협심이 있는 사내대장부로써 당연히 변방의 전쟁터에서 죽어 시체가 말가죽에 쌓여 돌아 와야지, 어찌 처자식 수중에 있는 침대에 누워 죽을 수 있겠습니까?(後漢書 권 53 列傳 제 14 馬援傳의 원문 ; 男儿当死于边野,以马革裹尸还葬耳,何能卧床上在儿女手中邪?)”라고 말했다.  맹기가 생각 밖에 마원의 웅대한 마음과 뜻이 있는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크게 감복하고, 감개무량하여 “좋습니다! 좋아요! 당신이야말로 부끄럽지 않은 진짜 사나이 대장부요!”라고 감탄했다.

 

   마원은 62세가 될 때까지 변방의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다가 후에 무릉(武陵, 호남성)에서 “오계만(五溪蠻, 湖南省北部 沅江인근의 소수민족)”을 진압하던 중 진중에서 불행히 병사하였다. 마원은 결국 "마혁과시(马革裹尸)"의 자신의 맹세를 실현했다. 이후로 "마혁과시"라는 고사성어는 용감히 전쟁을 치르다가 전쟁터에서 죽는 것을 형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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